
기도는 “완벽한 말”이 아니라 “진짜 마음”이래
요즘 성당 가면 마음이 좀 복잡해진다. 어릴 때는 그냥 “성당 가는 날”이었는데, 지금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, 뭘 믿고 있는지,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같은 생각이 자꾸 따라온다. 솔직히 말하면, 신앙이 늘 “뜨겁고 확신 있는 상태”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는 걸 요즘 더 많이 느낀다. 가끔 미사 중에 기도할 때 이런 생각이 든다. “내가 지금 제대로 기도하고 있는 건가?” 기도는 막 멋진 문장으로 해야 할 것 같고, 뭔가 감동도 있어야 할 것 같고, 눈물까지 나면 더 ‘좋은 기도’ 같고… 근데 현실은? 머릿속이 딴 생각으로 꽉 차 있다. “내일 수행평가 뭐였지?”, “친구랑 어색한데 어떡하지?”, “나 오늘 왜 이렇게 예민하지?” 같은 것들. 그러다가 “아, 또 집중 못 했네…” 하고 괜히 죄책감이 든다. 근데 어느 날 청소년 미사 끝나고 신부님이 한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. “기도는 잘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, 하느님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거예요.” 그 말 듣고 좀 멍했다. 내가 그동안 ‘좋은 기도’를 만들려고 했던 거지, 내 마음을 솔직하게 놓는 건 아니었구나 싶었다. 그래서 요즘은 기도할 때 문장을 길게 안 만들려고 한다. 그냥 짧게, 진짜 마음 그대로. “하느님, 저 오늘 좀 힘들어요.” “괜히 예민해서 사람들한테 상처 줄까 봐 무서워요.” “잘하고 싶은데 자꾸 흔들려요.” 이렇게 말하면 뭔가 너무 어린애 같고 부족해 보일 것 같은데, 오히려 그게 더 편하다. 그리고 이상하게도, 그렇게 말하고 나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. 문제는 그대로인데, 혼자 감당하는 느낌이 덜해진달까. 성당 청소년 모임에서 좋은 점 하나는, “나만 이런 고민 하는 게 아니구나”를 알게 되는 거다. 누군가는 가족 문제로 힘들고, 누군가는 친구 관계 때문에 지치고, 누군가는 신앙 자체가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. 근데도 같이 미사 드리고, 같이 웃고, 같이 간식 먹고, 가끔 진지하게 얘기하다 보면… 그 시간이 나를 조금씩 붙잡아준다. 신앙이란 게 거대한 결심 한 번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, 이런 작은 날들이 쌓이는 거라면, 나는 지금도 어쨌든 ‘걸어가는 중’인 것 같다. 오늘 내가 정한 작은 실천 하나: 미사 끝나고 성당 문 나가기 전에 10초만 더 앉아 있기. 그리고 딱 한 마디만 하기. “하느님, 오늘도 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.” 완벽하지 않아도, 그 10초가 내 일주일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줄지도 모르니까. 한줄 결론: 기도는 멋진 말이 아니라, 하느님께 내 마음을 솔직하게 내놓는 시간이다.
3개월 전



